음악이야기/즐~ 클래식

비올리스트 / 리처드 용재 오닐

이 상용 2009. 12. 4. 23:09

 

용 재 오 닐

 

 

 

 


 

한 소년이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한국전쟁 당시,
고아로 미국에 입양된 정신지체 장애자. 거기다 미혼모였다.

소년은 그런 어머니와
아일랜드 미국인인 양 외할아버지 밑에서 음악인의 꿈을 키워나간다.

넉넉치 못한 살림과 다른 피부색 때문에 혼자서 우는 날도 많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비올라 연주에 매진했다.
끊임없는 연습으로 뛰어난 기량을 쌓은 그는
2000년 LA 필하모닉과 협연하며 미국무대에 데뷔한다.

그의 호소력 짙은 연주는 점점 화제가 되었고,
마침내 지난 5월 미국 클래식계의 최고 권위있는  賞인
‘에버리 피셔 커리어상’을 수상한다.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27)의 얘기다.

자신의 슬픔을 딛고 국제적 아티스트로 급부상한 그는
앨범 부제이기도 한 ‘라크리메(Lachrymae)’는
라틴어로 울음, 눈물이라는 뜻.
오펜바흐의 ‘자클린느의 눈물’, 소르의 ‘라 로마네스카’,
블로흐의 ‘기도’ 등 모두 슬픔을 테마로 한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각기 다른 슬픔을 노래하는 애절한 선율은
오닐의 그윽한 비올라 선율과 조화를 이뤄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신다.

특히, 위에 선곡 된  
이흥렬의 ‘섬집 아기’ 연주는 가슴이 차가운 사람도
울컥하게 할 만큼 애잔하고 감동이 깊다.

마치 그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있는듯한  연주다.

한편 뉴욕 줄리아드 음대를 나온 오닐은
현재 미국 링컨센터의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ll 단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2007-2008 시즌 카메라타 파시피카 수석 비올리스트로 선정됐다. 

 


 




<Hans-Erik Philip> '저녁의 노래' 어부 모음곡 중, Friedrich Brugmu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