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연주자로서 그녀에게 음악적 재능을 물려주었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녀의 나이는 아직 여덟 살도 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고향 민델로 항구 이곳 저곳의 선술집에서 노래해왔던 세자리아에게는 잃을 것이라고는 더 이상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가족과의 이별, 사랑의 실패 그리고 그치지 않는 삶의 고통들. 이 모든 것을 위로해줄 것이라고는 `음악`뿐이었을 것이다. 그녀에게 `음악`은 성공을 위한 수단도 명예를 위한 그 무엇도 아니었을 것이다.
다만, 결코 이룰 수 없을 행복의 그림자 혹은 삶 그 자체였을 뿐. 전 세계에서 4백만 장이 넘는 음반 판매고를 올리고, 다섯 차례나 그래미 후보에 오르며 전 세계를 여행하며 공연을 갖고
있는 세자리아 에보라지만 그녀는 여전히 정감 넘치는 이웃집 아줌마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지난 8월 27일, 예순 한 살의 나이를 넘긴 세자리아 에보라에게는 `맨발의 디바`, `모나의 여왕`이라는 명예로운 칭호가 따른다. |